마산성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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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성당에서....

5 독락[獨樂] 12 3,845
마산성당에 다녀 왔습니다.

아주 오래전 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곳...

하지만... 이런 저런 기회들로 인연이 없었던 곳...

하지만... 너무도 익숙했던 이름...

그 마산성당에 다녀왔습니다.

조용한 지방도시의 후미진 길가에 근대건축의 한 획을 긋는 작은 벽돌집이 조용하게... 하지만 단단하게 서 있습니다.

멀리서 부터 한눈에 들어 오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낍니다.

파란 하늘아래 눈부시게 흩어지는 봄햇살 속에 몇몇 그림그리는 친구들이 이미 양지바른곳을 점령하고 쉴새 없이 연필로 선들을 만들어 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 하는 건축... "존재감은 있으되 드러내지 않는 건축"...

오랜 시간동안... 조용히 시간과 이야기를 담아낸 모습...

세련되지 않았지만 가볍지 않고, 반짝이지 않지만 남루하지 않은 힘있는 모습으로 내 눈앞에 서 있었습니다.

피빛 검붉은 적벽돌과 파벽돌의 구성은 종교의 숭고함 마져 느끼게 합니다.

대충 대충 막 쌓아 놓은듯한 돌무덤 앞에서 그 어떤 정연한 건축물보다 큰 질서를 보게 됩니다.

눈으로 보는것에 그치지 못하고 이내 손을들어 매만져 봅니다.

거칠고 울퉁불퉁한 표면에서 고단한 종교의 깊이를 느낍니다.

한참을 말없이 교회당 안에 앉아 있습니다. 밝고 화창한 날임에도 어두컴컴한 회당 내부에선 날카롭고 차가운 공기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발자욱 소리, 성경책 넘기는 소리마져 귓가를 치고 지나 갑니다.

긴장된 공간이 보여주는 오감적 체험...

오래전 사진으로만 보았던 라뚜렛의 느낌을 지금 이시간 이곳에서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행복합니다.

건축은 항상 그렇게... 온몸 가득 행복함을 전해 줍니다.

할수만 있다면... 간절하게 그만큼의 능력이 허락된다면...

세상 모든이들이 이런 감동을 받을수 있는 공간을 그려 내고 싶습니다.

내 숨이 다하기전, 단 한번이라도... 이런 오감의 공간을 만들어 낼수 있다면...

내 삶이 가치 있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건축을 업으로 삼고 있음에...

누구보다 힘겹고 고단한 삶이지만...

누구보다 행복할수 있음에...

내 삶이 사랑스럽습니다.

獨樂... 

Author

Lv.5 5 독락[獨樂]  실버
15,900 (31.6%)

독락[獨樂] http://www.cyworld.com/dokrak

Comments

10 헤라
전주 전동성당으로 오세요~~(약속 촬영장소..ㅋㅋ) 
5 [JE♥NG]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곳.. 느끼고 싶은 곳..
이렇게 사진한장에 담아볼 수 있는 독락님..
부러부러 ㅠ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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