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경교-

세상이 어렵고 고달플 때에는 서로 돕고 이해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을 내 작은 텃밭에서 배워야만 하니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늘에서 비가
오지 않아 가물고 배추가 말라 시들어갈 때에 잎사귀
하나 하나에다 물을 뿌려보았는데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많은 잎들이 시들어가면서도
어느 잎 하나 물을 단독으로 빼앗아 먹지 않고
한 방울 한 방울 뿌리로 보내는 것을 보니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려운 세상에서 남이야 어떻게
살던가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람들 뿌리로 물을 보내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을 배워야만 하니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